“회사는 기억력이 없다.”
블로그에서 우연히 읽은 문장이다.
50이 넘어야 이해되는 말 중 하나란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생각하게 만들었다.
무슨 의미일까?
회사는 인간이 아니니 당연히 기억력이 없다.
기록은 많이 있을 수 있지만 기억력은 없다.
아마도 이 문장에서 회사가 의미하는 것은 조직인 회사가 아니라 개인인 사장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물론 사장은 인간이기 때문에 기억력이 있다.
기억력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럼 왜 기억하기 싫은 것일까?
자신과 동일시하는 회사의 이윤 때문일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회사에게, 즉 사장 스스로에게 이윤이 되는 쪽으로 기억한다.
직원의 성과를 기억하는 것은 사장 입장에서는 위험하다.
누군가 자신의 성과를 내세워 연봉을 올려달라고 하면 골치 아파진다.
성과가 없는 사원의 연봉을 내리기도 힘들다.
성과를 내는 소수를 위해 성과가 미미한 다수에게 싫은 소리를 듣기도 싫다.
성과가 좋은 직원보다 사고만 안 치고 말 잘 듣는 직원이 편하다.
사장은 직원의 성과보다 자신의 수완을 기억할 것이다.
사장이 직원의 공을 인정하면 스스로의 이윤이 감소되거나 최소한 다루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누가 어떤 것을 얼마나 잘 했는지 기억하고 싶지 않다.
“회사는 기억력이 없다”는 문장을 편의대로 확대 해석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위와 같다.
회사와 사장은 별개여야 한다.
사장이 개인적으로 망할 수는 있어도 회사는 망하지 않아야 한다.
회사가 망해도 사장은 절대 망하지 않는 것은 잘못 됐다.
1인기업이 아닌 한 회사는 사장의 것이 아니다.
회사는 직원에게 이윤을 공유해야 한다.
사장이 90을 갖고 나머지 10을 전체 직원이 나눠 갖는다면 사회가 건강해질 수 없다.
사장은 가장 많이 갖는 직원보다 조금 더 가져야 한다.
가장 많이 갖는 직원은 두 번째로 많이 갖는 직원보다 조금 더 가져야 하고…
회사가 기억할 것은 많다.
회사도 공유하고, 이윤도 공유하는 회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더 살 만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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