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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Story/일상

뉴질랜드에 온 이유

외국에서 잠깐 살아볼 나라로 뉴질랜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뉴질랜드가 소위 청정 지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20여 년 전에 잠깐 경험한 뉴질랜드는 그야말로 신선했다.

오클랜드 도시 근처에 머물렀는데, 저녁에 산책하면 풀냄새가 났다.

땅거미가 질 즈음 나던 그 추억이 아마 이곳으로 불렀을지도 모른다.

 

예상대로 자연은 뉴질랜드의 가장 커다란 장점이다.

그 넓은 잔디밭에서 같이 축구할 사람이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어딜 가나 한 장의 엽서다.

어딜 가나 사람들은 별로 없어 한가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사람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땐 혼자였지만, 이젠 아이들이 있다.

안전할수록 좋다.

한국 정도 수준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서는 어느 나라보다 뉴질랜드가 앞섰다.

 

인종차별이 없다는 점도 큰 가산점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어느 나라든 인종차별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덜 느꼈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뉴질랜드는 인종차별이 심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

 

여행도 뉴질랜드를 선택한 주요한 이유다.

아이들 방학 때는 여행을 다니게 될 것이다.

20년 전에도 가보지 못했던 남섬을 이번에는 가게 될 것이다.

왜 그렇게 찬양을 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남섬뿐 아니라 북섬도 마찬가지다.

 

여행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한국에서도 간혹 해외 여행을 다녔다.

멋진 여행이 될 것이라는 점은 뉴질랜드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다.

 

사실 한국에서 국가를 정할 때 영어 발음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미국 발음보다 끊어지는 듯한 영국 발음이 더 멋있다.

하지만 영국은 애초에 후보에 없었다.

잠깐 공부했던 호주 발음은 영국 발음에 가까웠다.

뉴질랜드는 호주 옆에 있으니 호주 발음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와서 보니 아닌 거 같다.

뭔가 좀 다르다.

어쨌든 이건 중요하지 않다.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게 중요하지 발음까지 따질 처지는 아니다.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비용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총액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맞춰야 했다.

집값이 비싸면 덜 먹고 덜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미 사고는 쳤다.

여유 돈으로 온 게 아니라 전세를 빼서 왔기 때문에 재정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었다.

비용보다는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나라를 선택할 때 교육은 사실 관심 밖이었다.

이민을 갈 것도 아니고, 교육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애들이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선택할 때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학교가 좋아도 선생님과 안 맞는다든지, 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영어를 배우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학교는 안 좋은데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든지, 베프가 있으면 영어를 배우는 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뉴질랜드 학교는 외국인이 적응하는 데 좋은 환경이라는 걸 알았다.

우선 ESOL 시스템이 좋다.

 

그리고 한 반에 한국 학생은 한 명만 입학 가능하다.

이 점은 아마 많은 부모들에게 가장 최적의 조건이 될 것이다.

물론 아이에 따라 한국 학생이 없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ESOL 수업이 어느 정도 보완해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할 것이라 생각했다.

어쨌든 힘들 게 왔는데 한국 학생끼리 붙어 있게 할 수는 없었다.

 

뉴질랜드 교육이 창의적이라는 다큐도 봤지만,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언어가 안 되고, 잠깐 있을 건데 창의적인 교육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잘 놀고 영어에 익숙해져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교육은 중요했고, 결국 이 때문에 뉴질랜드에 오게 된 거 같다.

 

어릴 적 4주 정도 머물렀던 오클랜드의 추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그때의 추억이 강하게 끌기도 했었지만 날씨가 추웠던 기억이 다소 밀어내기도 했다.

날씨에 대한 추억은 호주가 갑이다.

무척 더웠지만 매일 수영하고 지냈던 태양 같은 추억이 뉴질랜드 행을 머뭇거리게 했다.

하지만 결국 타우랑가(Tauranga)라는 도시를 찾았다.

처음 국가를 선택할 때 날씨 문제에 민감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면 아마 지금 뉴질랜드에 없었을 것이다.

타우랑가라는 곳이 나타나 지금 뉴질랜드에서 지내고 있다.